1. 포카치아?
-아마도 파스타를 먹으러가거나 양식 레스토랑에 가면 한번씩 나오는 짭짭하고 폭신한 네모난 빵이 나오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 빵이 아마 90%의 확률로 포카치아(foccacia)이다. 이 빵은 우리의 경험에서도 그렇듯 보통은 식전빵에 허기를 잠시 달래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 유래한 이 빵은 우리나라 쌀밥과 같이 자주 먹는 그만큼 대중적인 빵이다. 우리나라를 생각해보면 그 기본인 쌀밥에서 많은 다른 종류의 밥들이 나온 것 처럼 이 이탈리아의 포카치아도 기본(밀가루, 소금, 물, 이스트, 올리브유)반죽에 여러가지 토핑을 얹어 함께 구워 먹는다.
이 포카치아는 '화덕에서 굽는 빵'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오래전의 포카치아는 요즘의 폭신하고 부드러운 모양이 아니었는데 그 이유는 이스트를 사용하지 않아 부풀지 않은 상태의 화덕 빵이었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반죽에 올리브유를 넣기 시작했는데, 이스트를 넣으면 올리브유를 더 많이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이스트를 넣기 시작했다고 한다. 오일을 많이 넣게되면 그만큼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상태의 빵이 나오는데 예전이나 요즘이나 사람 입맛은 비슷한 것 같다. (겉바속촉 최고) 이즈음 되면 피자를 만들때 쓰는 도우랑 거의 흡사한데 차이가 뭘까하는 의문이 든다. 여러가지 차이들이 있겠지만 제일 큰 차이를 뽑으라면 이스트 양의 차이다. 이스트가 피자반죽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간 포카치아는 그만큼 더 부풀며 빵속에 공간이 더 많이 생기는데 그 속으로 올리브오일이 더 스며들게 되는 것이다.
이야기는 이즈음하고 집에 오븐만 있다면 근처 마트에 달려가 이스트를 사보자. 재료는 너무나 간단하지 않은가? 그 방법또한 어렵지 않으니 만들어보자. 그리고 기본 레시피에 나만의 토핑을 더해 감칠맛 가득한 포카치아를 만들어보자.
2. 재료
-강력분 200g
-이스트 2g
-올리브유 55g
-소금 4g
-따뜻한 물 150g
3. 만드는 방법
1. 따뜻한 물 일부(30g)정도를 덜어 이스트를 넣고 잘 녹여 15~20분정도 둔다.
2. 밀가루, 소금을 믹싱볼에 합쳐 섞고 1의 재료 (이스트+물)와 나머지 물을 조금씩 넣어가면서 나무 주걱으로 저어가며 섞어준다.
3. 반죽이 어느정도 뭉처지면 올리브유를 넣고 표면이 매끈하게 나올때 까지 반죽해준다.
4. 따뜻한 곳에서 1시간정도 1차발효를 해준다.
5. 작업대에 덧가루를 뿌리고 반죽을 공굴리기 해준다. 그리고 발효때 썼던 볼로 덮어 10분간 발효한다.
6. 오븐용 팬에 베이킹패드를 깔고 그 위에 반죽을 놓고 넓게 펼처준다. 두께 1.5cm정도면 적당하다.
7. 포카치아 특유의 울퉁불퉁함을 위해 펼친 반죽위를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 준다.
8. 그리고 젖은 헝겁으로 덮어 따뜻한 곳에서 20~30분정도 발효해준다.
9. 발효가 된 반죽위에 올리브유를 칠하고 굵은 소금을 뿌려준다.
10. 190도로 예열된 오븐에서 20분간 구워준다.
4. 활용 예시
-로즈마리 포카치아 (9번의 과정에서 로즈마리 잎을 떼어 함께 얹어 구우면 된다.)
-마늘 포카치아 (마늘을 슬라이스해 9번과정에 추가해준다.)
-방울 토마토 포카치아 (방울토마토를 1/2 혹은 1/4등분 한 다음 올리브유, 소금으로 간단히 버무려 9번 과정에 추가해준다.)
-양파 포카치아 (양파 슬라이스후 추가)
-올리브 포카치아 (시중에 파는 블랙 올리브나 다른 올리브를 슬라이스 해 굽기전 얹어 함께 구우면 된다.)
5. 사색
-너무나 간단히 만들어 볼 수 있는 빵이다. 집에 오븐만 있었으면 지금이라도 당장 만들어 보는건데 난 오븐이 없다. 사실 사면 되지만 사고나면 오븐이 '날 제발 죽여줘'라고 말 할 만큼 쉬지 않고 이것 저것 만들며 괴롭힐 것 같아 망설이고 있다. 07년 가을즈음 한 이테리 레스토랑에 잠시 근무를 했던 경험이 있는데 막내시절 반죽을 하던 내 모습이 생각이 난다. 반죽을 해 빵을 굽고는 한김 식히고 빵의 옆부분을 잘라내는데 그때 그 모서리부분의 빵자투리 맛이 잊혀지지 않는다. 맛있었다. 뭘먹고 일해도 배고플때였는데 특히나 따뜻하고 바삭했던 그 자투리 빵은 올리브유, 소금의 짭짤함이 어울어저 입 안 가득 너무나 행복했다. 시간이 훌쩍지나 이테리 레스토랑을 가서 한번씩 나오는 포카치아를 먹지만 그때의 감동을 넘어서진 못했던것 같다. 그립다. 지금은 요리를 취미처럼 하고 있지만 그때의 그 고단함, 열정이 그리울때가 있다. 요리 포스팅을 조금 쉬어야하나 자꾸만 옛날 생각들이 스멀스멀 올라와 자꾸만 몽글몽글하게 만든다. 어쩌겠는가 그래도 이 나름의 기분도 좋다. 집에 오븐이 있다면 가족, 사랑하는 연인 혹은 친구들과 함께, 아니 혼자라도 좋다. 한 번 만들어 먹고 각자만의 따뜻한 기억을 남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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