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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ter than yesterday./writing

매일 글쓰기 습관 (day 1. '일'에 관하여)

by money namoo 2023.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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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써야할 주제를 가지고 시작하는 글쓰기의 첫 날이다. 오늘의 주제는 '일 (work)'이다. 영어도 그렇듯 우리말 한글도 뜻을 여러가지 가진 단어들이 있다. 이번 주제 '일(work)'도 마찬가지다. 먼저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았다.

 

[명사]

1. 무엇을 이루거나 적절한 대가를 받기 위하여 어떤 장소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몸을 움직이거나 머리를 쓰는 활동. 또는 그 대상

2. 어떤 계획과 의도에 따라 이루려고 하는 대상.

3. 어떤 내용을 가진 상황이나 장면.

<네이버 어학사전 출처>

 

 이 외에도 더 많은 뜻이 있는데 검색시 처음 나오는 세가지만을 가지고 왔다. 글쓰기 주제를 정할때 난 사전적 의미 1번에 관해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러나 막상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너무나도 많은 뜻이 있었다. 그래도 이미 마음을 먹고 정했으니 미리 정한대로 그 '일'에 대한 내 '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 보겠다.

 

 

 '일'이란, 정말 단편적인 부분만 보자면 급여(돈)를 위해 내가 해야만 하는 행위이다. 그리고 내가 하고 있는 그 '일'은 요리사로서 그행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앞서 언급한 단편적인 부분만을 생각한다면 누군가에겐 '일'이 정말 사랑스러울 수도, 미울수도, 좋을수도, 그리고 싫을 수도 있을것 같다. 그이유는 노동으로 같은 시간을 보낸다지만 사람마다 다른 결과물(돈,급여)를 받기 때문이다. 적은 결과가 나온다면 싫을 것이고 많은, 높은 결과가 나오면 당연히 좋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일이 그렇듯 이렇게 단순하게만 여겨지지 않는다. 누군가는 급여가 적지만 매순간 행복하게 일하고 보람을 느끼는 반면  누군가는 높은 연봉, 급여에도 불구하고 매순간을 지옥처럼 느끼며 지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난 운이 좋게도 내 '일'이 즐겁다. 물론 고되고 어려운부분들도 많다. 요리사라는 직업, 남들이 놀고 쉬는 시간에 일을 해야하거나 온 종일 주방에서 시간을 보내야하는 근무 강도들이 쉽지많은 않다. 그럼에도 즐거운 이유는 내 음식을 통해 누군가가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 감사하고 보람된 마음을 가진다. 내가 처음 요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그 처음 순간의 모습이 아직은 내게 남아있어 다행이다.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나름 학교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성적을 가지고 있었지만 공부를 하면서도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항상 들었다. 그러던 중 아버지께서 사주신 여러 책들이 있었는데, 그 중 '빵을 굽는 CEO'라는 책을 읽었다. 국내 유명 베이커리 중 하나인 '김영모 베이커리'의 김영모쉐프님의 책이었다. 벌써 15년도 더 지난일이다. 오래되어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너무나도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이를 하나씩 극복해나가며 국내 최고의 베이커리를 운영하게된 이야기다. 오래되어 그 이야기들이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아직도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문장이 있다. 책 마지막에 빈 페이지 가운데 한 문장.

 

"제 빵 드시고 행복해지세요."

 

당시 내겐 그 어떤 주변의 조언, 충고보다 가슴 깊히 새겨진 한마디었다. 그 후 나도 '누군가에게 행복을 주는 일을 직업으로 정하고 나아가야지' 결심을 하고는 시간이 흘러 지금의 내 '일'을 가지게 되었다.  매일이 즐겁고 보람차다면 거짓말이다. 왜 그런말이 있지 않은가. '좋아하는 일은 취미로 해야한다.' 난 그 좋아하는 일을 내 업으로 정하고 오랜 시간을 지냈으니 말이다. 15년 넘게 관련된 공부를 하며 일을 해온 나에겐 단순하게 좋아하는 '일' 그 이상이 되어버린 것 같다. 좋아하는 일에서 그치지 않고 내 업이 되다보니 더 잘하고 싶고 더 나은 결과물들을 위한 시간들로 인해 속이 상하고 스트레스를 받을때도 많았다. 지금 글을 쓰며 돌이켜 생각해보면 분명 씁쓸하고 아픈 기억이지만 미소가 지어진다. 이 미소의 의미를 난 '성장을 위한 성장통'이라 생각하고 싶다. 이런 성장통들에도 아직 요리가, 내 '일'이 좋다. 

 

나의 '일'은 내게 빨간 날(공휴일) 쉬어감을 주지 못하고,

나의 '일'은 내게 남들과 평범한 식사 시간을 갖게 하지 못하고, 

나의 '일'은 내게 항상 긴장감을 준다.

 

이런 모든 걱정과 어려움들을 이겨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명확하고 정확하다. 

 

아내는 함께하는 잠깐의 시간에 소중함과 감사함을 이야기했고,

아내는 나와 함께하는 순간의 음식을 모두 좋아했고,

아내는 긴장하고 날카로운 순간의 내게 따뜻한 집과같은 존재가 되었다.

 

사실 지금에야 이렇게 내 '일'이 좋다고 행복하다고 얘기하지만 나이가 들어가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난 이상이 아닌 현실들과 마주해야했고 그 어쩔수 없음에 내 '일', 요리를 하기 싫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아내는 '오빠가 행복한 일을 했으면 좋겠어.'라는 말을 항상 해주었고 매일 옆에서 힘을 북돋아준다. 난 정말 행복하고 복받은 사람이다. 아내에게 다시금 감사의 마음을 글로서나마 이 곳에 몰래 적어본다.

 

내게 '일'이란 그렇다.

바쁜 서비스시간 뜨거운 주방안에서 음식을 만들어내 그들이 제일 원하는 시간에 가장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그리곤 그들이 행복해 한다. 단순히 급여를 위해, 생계를 위해 억지로 매일을 근무지로 향하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들이 내게 있다. 열정, 행복 그리고 미래. 아주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누군가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 내 '일'은 이런 작은 소망을 이룰수 있게하는 좋은 연료이며 기둥이다. 무엇보다도 내 '일'을 사랑할수있게 해준 아내에게 고맙다. 매일을 살아가는 이유의 여러가지 요소들 중 큰 톱니바퀴 한 주축이다.

 

난 내 일을 사랑한다.

 

-도클랜드 도서관에서 학교를 결석한 아내와 멋진 풍경을 앞에두고 나란히 앉아있다. 비가 종일 내릴 것 같은 하루. 우린 우산이 없다. 2023년 9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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