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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bourne Eats

멜버른 도착 첫날 밤, 우리가 제일 먼저 찾은 곳은 한식당이었어요

by 멜버른 아저씨 2026.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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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 도착한 첫날 밤이었어요. 짐도 제대로 못 풀고, 몸은 비행기에서 내린 그대로 무거웠는데, 아내랑 제일 먼저 발걸음을 옮긴 곳이 한식당이었답니다. 지금 생각하면 좀 웃긴 일이죠. 호주까지 왔는데, 한국을 떠나온 지 하루도 채 안 됐는데, 우리가 찾은 게 한식당이라니. 한국인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멜버른에도 작은 한인타운이 있었어요

멜버른엔 한인타운 같은 작은 골목이 있어요.주소는 Healeys Ln, Melbourne VIC 3000 지금이야 많이 사라지고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도 했지만, 우리가 도착했던 그 당시엔 그 골목이 거의 한국 식당들로 채워져 있었던 것 같아요. 임시 숙소에 짐을 대충 풀어놓고, 저녁이 되니 배는 고픈데 몸은 또 피곤하고. 그런 애매한 상태로 도착한 곳이 바로 '장군'이라는 식당이에요.

 

멜버른 한식당 테이블에 놓인 맥주와 반찬 세팅
모자이크 뒤로 느껴지는 신남. 그리고 엉망진창 따른 맥주.

 

분위기는 오래된 막걸리집 같은 느낌이었어요. 뭔가 세련되고 반짝이는 그런 곳이 아니라, 세월이 묻어 있는 편안한 자리. 멜버른에선 꽤나 오래된 한식당이고, 그 맛 또한 맛있기로 소문이 나 있는 곳이더라고요. 사실 저는 거의 10년 전에 멜버른에 잠시 있었던 적이 있는데요. 그때도 장군은 있었어요. 그 시절에도 손님이 많고 유명했었죠. 그래서 다시 이 골목에 들어섰을 때, 뭔가 묘한 기분이 들었어요. 변한 것도 많은데 여긴 그대로 있구나, 싶은.

 

 

오삼불고기와 뚝배기 불고기, 그리고 소맥 한 잔

우리가 시킨 음식은 오삼불고기랑 뚝배기 불고기였어요. 날씨도 조금 쌀쌀했고, 피곤함이 딱 몰려오던 찰나였는데, 그날 소맥 한 잔이 그렇게 달 수가 없더라고요. 지금도 그 첫 잔이 기억나요. 오삼불고기는 매콤하고 간이 아주 잘 배어 있었고 술안주론 정말 안성맞춤이었죠. 쫄깃한 오징어랑 삼겹살이 매운 양념에 딱 버무려져서, 소맥이랑 같이 넘어가는데 하루의 피로가 슥 풀리는 기분!!!

매콤한 양념에 볶인 오삼불고기 클로즈업
군침이 돈다 돌아.

 

저는 사실 빨간 음식보다는 맑은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아내가 그걸 알고 뚝배기 불고기를 시켜줬어요. 뚝불은... 뭐랄까, 대학교 앞에서 먹던 그 시절이 생각나는 맛이었어요. 당면이랑 채소가 들어간 국물에 밥 말아서 먹으면 딱이던 그 맛. 호주 땅에서 이런 맛을 만나니까 괜히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더라고요. 빨간 음식과 맑은 음식, 하나씩. 서로 좋아하는 걸 챙겨서 시킨 우리 두 사람 취향이 테이블 위에 그대로 올라와 있었어요.

돌이켜보면 우린 한식당을 참 많이도 갔어요

이후에도 멜버른에서 생활하면서 장군은 종종 다시 찾았어요. 돌이켜보면 그동안 우린 한식당을 정말 많이 갔더라고요. 소주, 막걸리를 찾아서 말이죠. 왜 그렇게 한식당을 찾아다녔는지, 그 얘기는 또 차차 풀어볼게요.

 

코리아타운의 터줏대감같이 자리하고 있는 장군. 오래된 막걸리집 같은 정취와 한국 음식이 그립다면, 한 번쯤 방문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호주까지 와서 첫 끼로 한식이라니,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지만 그래도 그날 그 자리가 없었으면 첫날 밤이 참 허전했겠다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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